날씨가 굉장히 좋은 날이였습니다. 공기는 여전히 차가운 상태였지만,
오랜만에 아침에 창문과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을 떴어요.
여기와서는 계속 어두침침한 날이 이어져서, 게다가 날씨는 춥지, 괜히 더
외롭고 그랬는데 오늘은 학교로 올라가는 길이 노란 오후빛으로 온통 덮혀서는
음악을 들으며 걸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대학교 다닐 맛을 이제서야 본것같앴습니다.
나라와 공강때 도서실로 갔다가 둘이서 디브이디를 보다가, 또 급히 다음 강의실로 향하고
그러는게 조금 대학생스러웠다고나 할까요.
엄마에게도 메일을 썼지만, 여기와서 쭉 저는 이 외로움과 가족이 없는 생활을
어떻게 견뎌낼까 극복할까에만 너무 매달려있었던것 같습니다.
정말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를 생각하면 외로운걸 신경쓸때가 아닌데 말이죠.
공부를 하기위해서 여길 왔고 여기와서 또 더 넓은 곳에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제가 택해서 이 곳에 와있는것인데,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일이 너무 처음이다 보니
초점이 잘못맞춰져있었던것 같애요.
이젠 일기에서도 외로운것에 대한 건 왠만하면 언급하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최대한 오늘 느낀 것, 생각한 것, 본 것을 위주로 쓸수 있도록말이죠.
이제 정말 날씨만 따뜻해지면 최고 일것 같은데!
내일은 부산에 내려갑니다! 고작 이틀뿐이지만 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주문해놓고 뿌듯해하고 계실 엄마와 아빠 남동생을 생각하면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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