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 선생님 강의로 평소보다 더 늦게 끝나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도 아슬아슬 막차를 타고 돌아가는 중이였다.
한참을 달리고, 종점이자 내가 사는 동네로 버스가 들어갔을 무렵에,
어느순간 버스가 앞으로가 아니라 뒤로 슬금슬금 빠지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원인은 도로 양옆에 빼곡히 주차 된 주거차들때문에
거의 일반통행 도로가 되어버렸는데, 하필이면 딱 오는 택시들과
맞닥드려서 버스가 하는 수 없이 뒤로 빠져주고 있었던 것이다.
버스 안엔 나 포함해서 몇명밖에 남지않았는데, 그 중에서
핫핑크 캡모자를 쓰신 아주머니가 참다참다 화가 나셨는지,
뒤로 차를 빼주시는 버스 기사 아저씨한테도 왜 우리가 양보해야하느냐 화를 내시고,
기어이는 창문을 열어제껴서 맞은편 택시아저씨들한테도 욕을 퍼부우시고,
왜 대중을 태운 버스가 양보를 해야하느냐,
니네가 비켜줘야되는거 아니냐, 고래고래 고함을 치셨다.
안에 버스 아저씨가 성격이 온화하신 덕분에 여하튼 큰 싸움은
안나고 다시 출발했지만, 계속해서 아주머니는
대중이 탄 버스가 왜 비켜야되느냐 궁시렁 거리시다가,
이어서는 양옆에 주차 하는 주거차들이 다 문제라고,
대중들을 위해서 이 주거차량들도 싹 다 폐지시켜버려야된다고
버스 아저씨들한테 버스회사에서 이거 건의해라면서 부추기셨다.
아줌마가 말하는 대중은 아줌마 혼자를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