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年9月10日月曜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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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왔다. 이번학기에 사회봉사를 교양으로 듣기때문인데,
내가 가기로 한 곳은 그나마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양로원?겸 노인정같은 곳이였다.
대충 할머니할아버지 시중을 듣거나 청소를 하거나 하겠지...하면서 
버스를 두번타고 한 40분쯤 가니 도착하더라

일은 정말 상상했던 일들을 했다. 쓸고 닦고 쓸고 닦고....

할머니 여럿과 할아버지 여럿이 함께 계시고 집은 사진에 보던 것보다 훨씬 넓고 컸다.

많이 더러웠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신 곳이라 그런지 
먼지도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새하앴다.

처음엔 할머니할아버지들도 약간 나를 경계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말없이 할머니 발밑도 닦고 할아버지 오줌통도 들었다 놓고 하는걸 보더니
난중엔 간간이 잡일도 스스로 시키셨다.

평일은 4시간밖에 인정이 안되기때문에 나는 9시부터 1시까지 일했는데,
정말 단한번도 쉬지않고 청소만 해댔던 것 같다.

어떻게보면 그곳에서 일해서 받는 그 4시간이 나한텐 아르바이트 해서 버는 돈이랑
비슷하게 느껴져서 빈둥빈둥 하고싶지 않았다.

양로원이라서 나는 다들 나이 들은 어르신분들만 계시는 줄 알았더니
젊은 장애분들도 꽤 계셨다. 자꾸 청소하는 나한테 고생한다고 하시는데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아니예요 라고만 했다.





아니예요.
아니예요, 저는 학교에서 수업듣고 학점받고 월요일을 쉬고싶어서 온건데,
하나도 제가 착해서 스스로 온 것도 아닌데,
아니예요.







한 할머니는 창문을 닦는 나한테 아드님 자랑을 계속 하셨다.
국민대학교를 나왔다고. 거기 디게 유명한대학굔데, 요새는 더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그런 분께는 같이 아드님 칭찬하는게 젤로 행복하실 것 같아서
같이 할머니 아드님 대단하시네요 우와 멋져요 하고 대답했다.

그런 국민대를 나오고 좋은데 일하시는 분이
자기 어머니를 이런 양로원에 맡겨놓나.

그런데도 당신 어머니는 여기서 봉사하러 온 학생한테 당신 칭찬을 하면서
웃고계시다고.


잠시 생각하다가, 멋대로 남의 일 결정하는 건 좋지않은 것 같아서
그냥 관뒀다.




할머니들이 지금까지 청소 한 얘들중에 제일로 야무지게 한다면서
방바닥을 연신 손으로 뽀득뽀득 만져보고 계셨다.


그래도 나는 우리 엄마아빠는 절때 양로원에 맡기지 않아야지 생각했다.
그럴려면 내가 양로원에 맡기지않아도 두분을 잘 모실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지
라고도 생각했다.



누군들 자기 엄마아빨 이런 철창투성이에 꼭꼭 문을 잠궈두는 곳에
데려놓고 싶을까.
(진짜로 문도 꼭 주인이 열어주지않는 이상 열수도 없고 사방이 높은 철창문으로 
막혀있어서 꼭 교도소같앴다)



내가 인제 몇주동안 매주 월요일하고 수요일마다 계속 올거예요 하면서
갈때 인사를 드렸더니 쿨하게 그래 또와 하고 할머니들이 그러셨다.



나는 몇주만 하고 인제 안올건데,
할머니들이 벌써 나한테 정을 주기 시작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이 양로원에 1년에 몇백명씩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러 오는 학생들이 
왔을텐데, 그럴때마다 정을 주고 또 보내시고 하셨을까 생각하니
괜히 봉사활동따위 수업을 만든 학교가 미워졌다.


내가 이곳에 있을 45시간동안은 할머니할아버지들께
방바닦 잘 닦던 처녀로 남았으면 좋겠다.





집에 돌아와서 멍하게 밥챙겨먹고나니 잠이 실 와서 조금 누웠다.
세시간정도 자다 내가 틀어놓은 음악소리에 다시 깼다.
침대가 낮아서, 눈을 뜨면 책상밑이 훤히 보이는데,
깜깜해진 내 방속 더 어두운 내 책상아래 모습이 오늘따라 나한테
더 공격적으로 다가왔다.

너는 혼자야 하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앴다.


요샌 모든 밤이 나한테 공격하는 것 같다.
밤만 되면 나를 외롭게 하니까 말이다.


그치만 이젠 꽤 그런 공격에도 많이 담담해져왔다.
정신에 굳은살이 다시 실실 붙어오나보다.


내가 왜 그림을 그리냐면 정말 외로워서 라고 밖에 답이 안나온다.
그러니까 어느정도, 고독함이 예술가에게 가장 차갑고 단단한 영감이란 말이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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