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年3月19日火曜日

031913





강남 버스정류장 그 많은 사람들 틈에서 혼자 울먹울먹거리면서
겨우겨우 엄마랑의 전화통화를 끊고,
자꾸 흘러나오는 눈물을 원망하고 나를 원망하면서
뒤에 줄 선 사람이 무한도전 동영상을 너무 크게 틀어놓고 보고있길래
거기에서 나오는 유재석 목소리를 들으며 아예 아무 생각도 안하려고 노력했다.

버스안에선 거의 혼이 다 빠져서 40분거리가 10분정도로밖에 느껴지지않더라.
집 버스장을 알리는 방송을 듣고 후닥닥 내린다음 그냥 마구 달렸다. 집을 향해서.
집으로 들어가서 얼른 펑펑 울고싶어서.

현관문 앞에 다왔을땐 거의 울고있었다. 손이 바들바들,
혹시나 같은층 가희가 튀어나올까봐 괴물같은 신음소리만 내면서
그렇게 집으로 들어왔다.

문을 잠구면서 벌써 엉엉 울고있었다.
가방도 안내리고 여전히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셋도 안벗은채로
책상의자에 앉은다음 얼굴을 두손으로 가린채 몸을 웅크리고
엉엉 응응 앙앙 울었다.

엄마의 실망한듯한 목소리도 아빠의 착잡한 얼굴표정도,
분명 눈앞은 캄캄한데 너무나도 선명했다.

행복하고싶어서 그림을 그리는데, 너는 왜이렇게 나를,
또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힘들게 하는거니.


생각해보면 그렇게 크게 울 일도 아니였다.
어찌보면 모든게 다 해결 된 일이였다.
집에 들어왔을때 하필이면 흘러나오던 음악이 Spitz의楓였기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울면서도 이게 울 일인가, 이렇게까지 울 일이 아니잖아 라는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눈물이 꼭 한방울 한방울이 다 자기 자아가 있듯이
비집고 나오는 걸 어떻게해.


눈물은 정말 울때마다 느끼지만 너무너무 뜨겁다.

그 뜨거운 온도를 나는 최대한 내가 그림을 사랑하는 만큼의 온도라고,
내가 내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의 온도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경험까지 그림으로 그리려고 하는 나도 나 자신이 징글징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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